투자 칼럼/주식 채권

[행복투자]거래대금을 보면 시장이 보인다

sdh349 2012. 3. 8. 23:34



[머니위크]이건희의 행복투자/차트를 보지만 말고 읽어라

주식시장을 파악하는 여러 방법 중 차트를 통해 파악하는 것이 유효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주식 차트를 이해하는 법과 기술적 분석이 주식투자 공부에 관한 주요 주제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다루는 교과서와 주식투자를 서술한 많은 책에서도 차트 이야기는 흔하게 등장한다. 

책에 서술된 차트 설명과 기술적인 분석방법을 보면 누구나 쉽게 시장을 예측하고 변화에 잘 대응해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면 현실에서는 교과서적인 차트 모양에서 벗어나는 변형이 워낙 많이 등장해 과거 및 현재의 차트 모양만으로 미래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트를 바라볼 때 가격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지는 모양 외에 거래대금의 변화를 함께 바라본다면 확률을 좀 더 높일 수 있다. 주식 격언에 '가격 움직임은 속일 수 있어도 거래량은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개별 세력주를 분석할 때도 주가 움직임만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 거래량 변화를 보면서 판단할 때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고전적으로는 거래량이 주가 움직임에 선행한다고 하지만,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를 파악할 때에는 거래량보다는 거래대금을 보는 것이 더 신뢰성이 있다. 

삼성전자처럼 1주당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종목이 1주 거래됐을 때 거래대금은 100만원인 반면, 1주당 가격이 몇 백원에 불과한 종목은 100주가 거래돼도 거래대금은 몇 만원에 불과하다. 액면가를 10분의 1로 낮추면서 액면분할한 뒤 똑같은 종목에서 똑같은 거래대금이 발생했을 때 거래량은 10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거래량만을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우량대형주와 같은 고가주에서 거래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거래량 증가 속도에 비해 거래대금 증가 속도가 뚜렷하다. 또 시장이 조정 받으면서 저가주에서 거래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거래대금은 별로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거래량은 증가해 시장이 활황인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난다. 요즘은 대부분의 HTS가 거래량 뿐만 아니라 거래대금도 차트로 제공해주므로 개인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지난해 코스피 일봉과 거래대금 차트 살펴보기 

KOSPI 일봉과 거래대금의 차트를 함께 나타낸 그림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교과서적인 차트 모양이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자.

지난해 1월 말엔 작은 쌍봉을 형성하면서 지수가 단기 고점을 형성했다. 그 뒤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며 하락 조정이 이어졌고, 거래는 줄어들면서 자연스러운 조정이 됐다. 

3월 초엔 지수가 전형적인 쌍바닥을 형성했고 거래대금도 동시에 바닥을 형성했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바닥일 땐 가격도 저점이 형성될 확률이 높다. 거래와 가격이 동시에 바닥을 형성한 이후로 다시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른다면 계속 더 올라갈 확률이 높아진다. 3∼4월에 걸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상승하다가 전 고점에 도달하면 으레 저항을 받게 되는데 역시 4월 초에 그랬다. 잠시 저항을 받다가 전 고점에서 발생한 거래대금을 넘어서는 거래가 발생하면 에너지가 강해 전 고점을 뚫고 올라갈 확률이 높아진다. 4월 중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전 고점을 돌파했다. 그리고 4월 말, 역사상 최고점에 도달하면서 이익 실현 매물도 많이 출회돼 거래가 폭증했다. 고점에서는 으레 거래가 폭증하며, 장기적으로는 더 상승할 경우에도 일단 거래가 다시 줄어들면서 숨고르기 구간을 거치곤 한다.

4월 고점 이후에도 거래가 줄어들면서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데드크로스의 하락 조정이 나타났다. 6월엔 매도세가 줄어들어 거래도 소강상태로 돌입하고 지수가 쌍바닥을 형성하면서 에너지를 응축시켰다가 재차 상승 시도가 나타났다.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서 상승이 원활했지만 거래대금 증가는 뚜렷하지 못했다.

이는 상승이 강한 매수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매도세의 약화에 의한 것임을 의미한다. 거래대금이 증가할 정도로 매수세가 강한 상승기에 고점 돌파가 더 수월해진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기에 전 고점 근처에 도달하면서 지수가 꺾이는 패턴이 7~8월에 두번이나 반복됐다.

이처럼 거래대금 정체 상태에서 고점 저항이 반복되며 에너지를 응축해가다 호재를 만나면 고점이 돌파되는데, 이와는 반대로 대형 악재를 만나면서 시장이 급락했다. 역사상 최초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재정 위기의 심화라는 전 세계적인 악재를 만나면서 시장의 단기 급락 속도는 기록적이었다. 초특급 공포 구간에서 급락이 나타난 뒤 거래가 폭증하면 흔히 단기 바닥을 형성하고 시장이 강하게 튀어 오른다. 

급매물이 팔리고 난 뒤 일시적인 매물 공백 현상이 나타나면서 장기 투자 목적의 매수세 유입과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매수세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08년 말 금융위기의 절정에서도 그랬다. 지난해에도 8월 초에 V자형 반등이 나타났으며 거래가 다시 줄어들면서 지수가 오르락내리락, 지그재그를 반복했다. 이런 구간에서는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 기관이나 전문가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일단은 관망하게 되는 것이다.

9월 말~10월 초에 지수가 쌍바닥을 형성했고 그러한 모양에 힘을 얻은 매수세의 유입으로 상승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그러나 쌍바닥 지점에서의 거래대금이 아주 작지는 않았다. 즉 매도세의 소진이 아직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증시 주변에서는 유럽에서 들려오는 안 좋은 이야기가 여전하기 때문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격으로 어느 정도 오르면 곧바로 파는 패턴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점차 거래대금은 줄어들어 12월26일에는 불과 3조386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3년 전 2008년 말에 기록한 거래대금 이후 최저의 거래대금이었다. 매도세가 충분히 소진됐음을 암시한다.  



 ◆지수의 움직임과 거래대금 변화 함께 보라 


고점은 낮아지고 저점은 높아지는 삼각형 패턴이 형성되면, 삼각형 꼭지에서 위로든 아래로든 큰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해설은 주가 움직임의 다양한 패턴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에 나온다. 이때 삼각형 꼭지에서 나타나는 큰 움직임의 방향에 동참하면 최소한 단기 수익을 얻을 확률이 높으며, 주변 여건에 따라서는 새로운 흐름의 방향이 형성되는 초동기일 수도 있다. 삼각형 패턴으로 진행 도중에 거래대금이 줄었다가, 삼각형 패턴의 완성과 더불어 거래대금이 증가하게 되면 상승의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이후 거래가 선행적으로 늘어나면서 삼각형 패턴이 완성돼 가다가 삼각형 꼭지에서 지속적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결국 지수는 위쪽으로 강하게 방향을 틀었다. 흥미로운 것은 완성된 삼각형의 빗변 각도가 하락 각도와 상승 각도가 거의 똑같다는 점이다. 이처럼 완벽한 삼각형 패턴이 흔히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올해 1분기에 유럽에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있다는 점이 염려돼 올해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상저하고'로 전망한 기관이 많았었다. 그러나 1월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상승세에 서둘러 전망을 '상고하저'로 바꾸는 곳도 나타났다. 

근래의 주식시장을 보면 '악재에 강하면 강세장이고 호재에 약하면 약세장'이라는 격언을 되새겨볼 만하다. 지난해 말 김정일 사망 시, 후계자 구도가 불안하다며 증시에 두려움이 휘몰아쳤지만 일시적 폭락 후 곧바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장이 하락했을 때도 일반적인 두려움과는 달리 증시는 곧바로 회복했다. 지난해 말 이후 악재에 둔감한 모습이 계속 나타났었기 때문에 약세장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고 오히려 매수기회가 된 것이다. 

올 들어 외국인의 대량 매수는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의 자금 유출입 동향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세계 펀드 동향을 제공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7일~12월21일에 150억달러 순유출, 12월22일~올해 1월4일에 5억달러 순유입, 1월5~25일에 82억달러가 순유입됐다. 대량 순유출을 보이다가 연말부터 균형을 이룬 뒤 올 들어 대규모로 순유입된 것이다. 글로벌펀드에 자금이 들어오면 국가별 비중에 따라 배분해 주식을 사는 것이 통례이기 때문에 이들 펀드의 자금 동향도 지켜볼 사항이다.

하락 조정 후 이전 10월 말에 형성된 단기 고점을 뚫고 올라 2000포인트에 안착할지 여부는 역시 거래대금을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한다. 앞의 고점에서 형성된 거래를 넘어서는 에너지로 고점을 돌파한다면 안착이 수월해질 것이고, 거래 분출은 미약함에도 돌파한다면 속임수 돌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개인은 하락 시 매수하는 경향이 강하고, 연기금은 상승을 주도하기보다는 꾸준한 매수로 장기적으로 수급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고점 돌파의 에너지는 역시 외국인으로부터 나와야 할 것이다. 다만 외국인이 7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은 7조원 순매도 했고, 연기금도 상당금액 순매도 했으므로 외국인의 매수가 주춤해 시장이 하락할 땐 개인과 연기금의 매수가 많아지면서 지지선을 구축하는데 수급상 도움이 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시장에서 힘의 균형에 대한 판단은 지수의 움직임과 더불어 거래대금의 변화를 함께 보면서 판단하면 확률이 더 높아진다. 예컨대 삼각형 패턴의 진행 과정에서 김정일 죽음으로 갑자기 폭락하던 12월19일의 거래량은 6억8400만주에 달해, 직전 단기 고점인 10월28일의 5억800만주를 크게 넘어섰다. 거래량만 본다면 악재에 반응하는 매도세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대금은 12월19일 6조6800억원으로, 10월28일의 10조12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양상이 완전히 정반대인 것이다. 즉 거래대금 측면에서는 삼각형 안에서 여전히 줄어들면서 매수와 매도가 균형을 향해가는 과정임을 나타낸다. 시장을 바라볼 때 HTS의 지수 차트의 아래쪽에 거래량이 아닌 거래대금을 고정해놓고 보면 좋을 것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이건희의 행볻투자 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2013110338180361&vgb=column&columnType=&code=wealth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