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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 투자 수익률…왜 지수상승률의 2배 안되나? - 매일 경제




대학생 김재원 씨(28)는 이번 급락장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시작했다. 증시 조정기에 반등장을 기대하며 펀드를 사 모으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증시(코스피200) 수익률 2배에 연동된 펀드로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 사이에 최고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11일 증시에서 KODEX 레버리지 ETF는 6755만주나 거래돼 7월 하루 평균 거래량에 비해 6배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김씨는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11일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이 0.39% 상승했는데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0.49% 오르는 데 그쳤다. 거꾸로 지난 9일에는 코스피200이 3.68% 하락했지만 레버리지펀드는 6.71%밖에 안 떨어져 0.65%포인트 수익률 '선방 효과'를 봤다. 이론적으로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코스피200보다 두 배씩 오르내려야 정상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꼭 두 배가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조금씩 등락률이 달라진다.
 

왜 그런지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ETF 가격구조를 알아야 한다. 레버리지 ETF에는 두 가지 가격이 있다.
 

첫째, 기준가(순자산가치)다. 기준가는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주식 가치를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ETF 본래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 ETF는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실시간 매수ㆍ매도에 의해서도 가격이 결정된다.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시장가)이다. 유통시장에서 매매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가격(시장가)이 흔들리기 때문에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지수 수익률 2배에 꼭 들어맞게 움직이지는 않는 것이다.
 

다만 레버리지 ETF 가격을 완전히 시장에 맡겨버리면 수익률이 엉뚱한 곳으로 튈 수밖에 없다. 즉 최소한 지수 수익률 2배와 엇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이 빗나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이런 기능을 하는 게 바로 유동성공급자(LP)다. LP는 시장가가 펀드 본질 가치(기준가)에서 멀어지려 할 때 유통시장에서 ETF를 매매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작업을 하게 된다. 즉 LP는 시장가가 기준가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으면 ETF를 매수해 시장가를 끌어올리고 반대로 시장가가 높으면 ETF를 매도해 시장가격을 끌어내리는 작업을 한다. 다만 증시가 급격하게 움직일 때는 LP도 가격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한다. 9일 김씨가 겪었던 상황이 바로 그런 때다. 이날 시장가에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막판 동시호가 때 대형주 가격이 급락하며 주식(현물)을 담고 있는 레버리지 ETF 기준가가 급락했다.
 

기준가 대비 시장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LP가 ETF를 매도해 시장가를 떨어뜨려야 했지만 10분 만에 장이 종료되면서 ETF 매도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최종 가격이 결정됐다. 원래 떨어져야 하는 수준보다 덜 떨어진 수준에서 시장가가 결정되면서 레버리지 ETF가 코스피200 대비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오차는 다음날 LP가 ETF를 매도하며 점차 제자리를 잡아 간다. 10일 코스피200 수익률이 -0.12%를 기록했지만 KODEX 레버리지 ETF 수익률(-1.58%)이 코스피200에 두 배 연동된 수익률(-0.24%)보다 더 많이 하락한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날 팔아야 할 물량을 못 팔았던 LP가 10일 ETF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가가 낮아진 것이다.
 

[김정환 기자]